October 25 - November 9

Ha Jin Lee

Tissue

Tissue

Ha Jin Lee

October 25 - November 9

Ha Jin Lee, an artist whose practice navigates the modernity of objects and the poetic experience that extends beyond representation, revealed a form of poetic violence through nonverbal means in her 2024 solo exhibition The Precision of the Unknown. Alongside this, she delved into the material properties of diverse substances. Following that exhibition, during her participation in the CAMPO Residency Program in Uruguay, Lee focused her exploration on gaucho—the country’s traditional leather culture—and paper.

The artist describes her process of discovering new materials and transforming them into mediums as follows:

“I pursue works that capture the shifting perspectives and states that emerge, change, and fade with the passage of time. The work, therefore, becomes a framework that holds within it this organic flow.

The medium, as a tool for embodying that process, is chosen according to the moment and its conditions. I try to select materials that are less influenced by convention or familiarity. Thus, my approach to the medium—my tone, so to speak—relies more on attitude and sensibility than on fluency or precision.”
— Artist’s Note (excerpt)

Her current exhibition, Tissue, serves as a continuation of the CAMPO Residency, presenting both the works created in Uruguay and those that extend from that experience into a new visual language upon her return to Korea. Yet Lee’s ongoing inquiry into leather, flesh, barriers, surfaces, and more broadly, boundary and non-boundary, had already been prominent in her earlier works.

“I believe that dissolving boundaries is closely tied to allowing the energy of two poles to flow freely. It is not simply about breaking down walls or skin to become one, but about discovering a way to move in and out without resistance, regardless of the surface’s thickness or scale.

If compared to the body, it might be akin to breathing—or, more broadly, to waves that enable communication.

All of this seeks a state of integration that minimizes resistance—a process through which one learns how not to resist resistance itself. Thus, rather than the physical act of erasing boundaries, it is the inner dissolution of the idea of boundaries that must come first. The force that can reshape this inner geological terrain lies within the very process of making.”
— Artist’s Note (excerpt)

In this sense, the exhibition title Tissue refers to both a surface and a thin membrane that exists between—between here and there, between inside and outside. It stands as a metaphor for the artist’s own position as an outsider, one who identifies with neither side but instead inhabits the threshold between them. This non-boundariness, born from the boundary itself, also forms the foundation of Lee’s long-standing site-specific practice.

“Rather than allowing the work to dominate a space, I first seek to understand the time and character that the space already holds, and from there, find clues within it. These clues become the starting point for building a relationship with the space.

This approach can be applied not only to physical environments but also to anything—from natural or social phenomena to subtle, fleeting sensations that might otherwise go unnoticed.

Within the range of perception, the extent to which one can challenge or expand the limits of sensation becomes a central focus of my work. The process of adjusting units and values using visual, auditory, and tactile information becomes the work’s driving motif. The record of that process, in turn, appears as both the body and the trace of the work, defining its direction.”
— Artist’s Note (excerpt)

Lee’s third solo exhibition unfolds in a vacant commercial space in Euljiro, Seoul. Through this exhibition, audiences are invited to explore how the artist transforms the interior of the body into the exterior of her work—making visible the delicate thresholds between matter, perception, and presence.

Written by Hannah Lim

프로젝트 케이의 개관 4주년 전시인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실이 위치한 을지로의 빈 상가를 임대하여 비목적성의 장소성과 작가의 유기적인 작업의 상호 작용을 실험할 계획입니다

「전시서문」

오브제의 현대성과 재현 이미지 너머 시적 경험을 다루는 이하진 작가는 2024년 개인전 《미지의 정확성》에서 비언어적 방법을 통해 시적인 폭력성을 드러낸다 동시에 다양한 재료의 물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는데 이 개인전 이후 이루어진 우루과이의 CAMPO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작가는 현지 전통 가죽 문화인 가초(gaucho)와 종이를 중점적으로 탐구한다.

작가가 새로운 재료를 탐색해 매체로 전이시키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관점과 상태의 변화를 담는 작업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그 흐름과 함께 유기체적 과정을 담는 틀로 작업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 과정을 형상화 하는 도구로서의 매체는 그 때 와 상황에 적합한 것을 취합니다. 다만 매체에 대한 관습성이나 친화력에서 가급적 영향을 덜 받는 위치의 것을 택합니다. 따라서 매체를 다루는 화법이나 어조는 유창함과 정확성 보다는 태도와 어조에 기반하게 됩니다. 「작가노트 발췌」

이하진의 이번 개인전 《Tissue》는 CAMPO 레지던시의 결과보고전으로 우루과이에서의 창작 작업 에 기반하여 귀국 이후 연결된 조형언어로 이어지는 현재의 작업을 동시에 선보인다. 사실 가죽, 살점, 장벽, 표면 더 나아가 경계성과 비경계성에 대한 이하진의 연구는 이 레지던시 이전 시기부터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경계를 허무는 방법은 양극의 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방법과 맞닿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벽이나 피부를 허물고 하나가 되는 방법이 아니라 그 표피의 두께와 크기에 무관하게 안과 밖을 저항없이 드나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 해 보았습니다. 몸을 빗대어 비유하자면 호흡이 될 것이고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수단인 전파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항을 최소화 하여 통합되어질 수 있는 방법을 꾀합니다. 또한 저항에 저항하지 않는 법을 알게 되는 과정으로 드러납니다. 따라서 경계를 허무는 행동보다 경계라는 인식을 내면에서 지워내는 과정이 먼저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내면의 지질학적 특성을 변형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작업과정 안에 존재합니다. 「작가노트 발췌」

이로써 전시명인 《Tissue》는 이쪽과 저쪽의 사이에 존재하는 표피이자 얇은 종이이며, 줄곧  자신을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으로 인식해온 작가의 세상에 대한 매개체를 대변한다. 이렇듯 경계에서 비롯된 비경계성은 나아가 작가가 줄곧 선보인 장소특정적 작업의 근간이 된다.

공간 안에서 작업이 공간을 지배하는 방식보다, 공간이 지닌 시간과 성격을 먼저 파악하고 그 안에서 단서를 찾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그 단서를 시작으로 공간과의 관계 맺음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것은 공간이 아닌 그 어떤 것에도 적용 되어질 수 있습니다. 예로 들면 크게는 자연현상, 사회현상에서부터 작게는 미세하고 지나치기 쉬운 감각들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얼마나 감각의 한계에 도전 또는 확장 할 수 있는지가 작업의 주요한 기점이 됩니다. 그 시도에 유리한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정보를 활용해 단위와 값을 조절해 나아가는 과정이 작업의 모티브가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담아내는 기록 또한 작업의 몸체와 흔적으로서 드러나게 되는 것이 작업의 방향성이 됩니다 「작가노트 발췌」

이하진의 세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을지로의 빈 상가를 임대하여 이루어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어떻게 신체의 내면을 작업의 외면으로 발현시키는지 탐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임하나